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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CPI 훈풍에 비트코인 반등…이더리움·솔라나 '큰손' 매수 이어졌다 [이수현의 코인레이더]

<이수현의 코인레이더>는 한 주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을 짚고, 그 배경을 심층적으로 해설하는 코너입니다. 단순한 시세 나열을 넘어 글로벌 경제 이슈와 투자자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주요 코인

1. 비트코인(BTC)

이번주 비트코인은 전주 대비 약 4% 이상 반등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12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11만5000달러선에서 거래 중인데요.

반등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우선 10일 발표된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근원 PPI가 전년 대비 2.8%로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기대가 커졌습니다. 이 결과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면서 투자 심리가 즉각 반응했습니다. 발표 직후 바이낸스 선물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1분 만에 약 5억달러 규모가 거래됐습니다. 여기에 11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반등세에 힘을 실었습니다.

고래와 기관 매집도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줬습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100~1000 BTC를 보유한 고래들이 최근 일주일 동안 약 6만5000 BTC를 사들였고, 이들의 총 보유량은 365만 BTC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메타플래닛, 렉티튜드 홀딩스도 비트코인 매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고, 스웨덴 H100은 21 BTC를 추가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당장 큰 변동성보다는 연말 반등에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현재 가격에 상당 부분 9월 금리 인하가 선반영됐다는 시선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릭스닷라이브는 "9월 금리 인하를 앞두고 비트코인 옵션 시장의 내재 변동성은 오히려 소폭 하락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이미 금리인하를 선반영한 상태로, 향후 가격 변동성도 오히려 낮게 책정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달 말보다는 연말에 더 긍정적인 가격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톰 리 펀드스트랫 매니징 파트너 역시 "금리가 인하된다면 비트코인은 연말에 20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2. 이더리움(ETH)

이더리움은 지난 9일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12일에는 3% 넘게 올라 코인마켓캡 기준 4500달러선을 회복했습니다.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큰 손들의 꾸준한 매수가 있었습니다. '이더리움의 스트래티지'라고도 불리는 비트마인은 지난주 20만 ETH를 추가한 데 이어, 11일에는 4만6255 ETH를 추가해 총 212만개 이상을 보유하게 됐는데요. 같은 날 샤프링크게이밍 역시 3억7900만달러 규모의 테더(USDT)와 USDC를 OTC(장외 거래)로 이체하며 추가 매수 준비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62%에서 55%로 떨어지면서 알트코인으로의 순환 기대가 커진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실제로 알트시즌 지수는 11일 66점을 기록하며 코인마켓캡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들어 12점이나 오른 건데요. 이날 현재도 65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1조 6300억달러(약 2270조원)를 기록했는데요. 코인텔레그래프는 "올해 최고치에 근접한 수치"라며 "이전 최고치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1조 6400억달러"라고 전했습니다.

이더리움은 지난 2주간 4200~450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였습니다. 당시 코인텔레그래프, 뉴스btc 등 가상자산 전문 매체에서는 4450달러 지지선을 돌파 여부가 추가 상승에 중요하다고 봤는데요. 현재 해당 지지선을 돌파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4650~4800달러까지 상승 시나리오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방 지지선은 4280달러로 꼽히고 있어 하락시 이 지지선을 지키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3. 엑스알피(XRP)

엑스알피는 지난주 대비 8% 이상 상승하며 3달러 지지선을 회복했습니다. 12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3.04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반등의 촉매는 발행사 리플의 유럽 커스터디 서비스 확장이었습니다. 리플은 스페인 대형은행 BBVA에 디지털 자산 수탁 기술을 제공해 가상자산은 물론 토큰화 자산까지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는 유럽 금융권이 리플 기술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제도권 신뢰 신호로 해석됐고,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상승 랠리 배경이 된 또 다른 요인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코인데스크는 "현재 미국에서 엑스알피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오는 10월 말 다수의 엑스알피 ETF에 대해 동시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는데요. 최근 SEC가 여러 차례 심사 결정을 연기하긴 했지만, 블룸버그는 여전히 10월 말 승인을 유력하게 보는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3달러 선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것과 3.38달러 돌파 여부입니다. 카시트레이즈(CasiTrades)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현재 온체인 지표상 엑스알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라며 "엑스알피가 3달러 저항선을 확실히 돌파한다면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잉크 텍사스웨스트 캐피털 창업자는 "일봉 종가 기준 3.38달러에 안착하면 강세 전환이 확정되고, 최대 4.42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슈 코인

1. 솔라나(SOL)

솔라나는 지난 일주일간 코인마켓캡 기준 14% 상승하며 23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2일 현재 233.15달러에 거래되는 모습인데요.

주요 배경은 기관 수요 확대였습니다. 포워드 인더스트리가 16억5000만달러를 유치해 솔라나 전략 투자를 발표했고, 비트마이닝도 1만7000여 SOL을 추가 매수했습니다. 여기에 ERC-20 기반 에이프코인(APE)이 솔라나로 확장을 추진하면서 생태계 확장 기대도 커졌습니다.

비트와이즈 CIO 매트 호건은 "여러 자산운용사가 솔라나 현물 ETF를 신청한 상황이고, 기업 비축도 이어지고 있어 연말 상승 랠리를 펼칠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 역시 "가상자산 시장이 '솔라나의 계절'에 들어섰다"며 향후 상승랠리를 전망했는데요. 기술적으로 232~235달러가 주요 저항선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를 돌파하면 2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2. 월드코인(WLD)

월드코인은 한 주간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는 코인 중 하나로, 코인마켓캡에서 일주일 새 85% 이상 급등했습니다. 한때 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12일 현재는 소폭 하락해 1.6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지난 8일 나스닥 상장사 에잇코 홀딩스가 2억5000만달러를 조달해 전략 투자에 쓰겠다고 발표한 점이 호재로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여기에 9일 업비트 상장이 상승세에 불을 지폈는데요. 통상적으로 대형 거래소에 상장이 되면 해당 코인의 가격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월드코인 역시 업비트 상장 첫날 1842원에서 출발해 2691원으로 마감, 하루 동안 46% 뛰었습니다.

상장 효과로 단기 유동성이 집중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지속성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안정성, 규제 환경, 실사용성 확대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특히 디지털 신원 인증 서비스의 확산 여부가 앞으로의 월드코인 가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